소한
가장 춥다는 시기지만 다행히 여기는 아주 춥지 않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러 간만에 바다에 갔는데
돌고래 무리가 한가롭게 겨울바다 윤슬 위를 유영하고 있었다.
올해 처음 도전하는 아직 읽지 못한 과학책 두 권.
『행동: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김명남 옮김
『원소』, 필립 볼 지음/고은주 옮김
행동: 인간의 최선의 행동과 최악의 행동에 관한 모든 것
도전 중인 두꺼운 과학책. 각주를 빼면 861 페이지, 각주를 포함하면 1000페이지가 넘는다. 스텐퍼드대학교 생물학과, 신경학과 교수인 새폴스키 교수는 유명한 신경과학자다. 미국에서는 2017년 출간됐지만 우리나라에는 2023년 11월에 출간됐다.
이 책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행동에 관한 책이다. 인간이 왜? 어떻게? 최악의 행동과 최선의 행동을 하게 되는지에 대한 책이다. 뉴런에서부터 출발해 뇌과학과 호르몬, DNA 등 생물학적인 이유에서부터 시작해 사회학적 내용까지 인간의 환경 모든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렵지만 흥미롭다. 마지막 17장 제목이 전쟁과 평화다. 지금은 고작 8장까지 만 읽었다.
두꺼운 책을 읽는 것은 엄청난 도전이다. 하지만 읽고 나면 뿌듯함이 좋다. 올해 처음 손에 잡은 책으로는 만족하지만 언제 다 읽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한 장 한 장 새폴스키 교수가 설명하는 내용이 점점 어렵다. 그래도 방대한 연구에 대한 그의 해석과 유머가 좋다. 언제 부턴가 인간의 이중성이 궁금했는데 그 이유를 조금씩 알아가는 기분이다. 결코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은 인간을 무한정 미워할 수도 없고 무조건 사랑할 수 도 없다. 그래서 이 순간 이 시간에 감사하게 된다.
원소
아직 읽지 못한 책이다. 하지만 이 책도 흥미롭기는 마찬가지다. 2021년에 국내 1쇄를 했다. 화학 관련 과학책은 처음이다. 화학하면 원소기호를 암기해야 하는 고통스런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이 책도 주기율표에 나오는 원소에 관한 책이다. 그런데 그림과 사진이 많다. 무엇보다도 원소들을 인간이 어떻게 발견했는지에 대한 에피소드가 대부분이다. 지구를 넘어 우주를 이해하는 한 방법인 원소는 지금도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물질이다.
사실 고대 철학자들의 첫 물음은 ‘이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가?’ 였다. 당시에는 물, 불, 공기, 흙 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세상의 근본에 대한 질문이고 대답이었다. 이 네 가지 물질들이 조합을 이루며 세상이 만들어 졌다는 생각은 지금 원소들의 조합에 의해 모든 물질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같다. 고대의 사고는 현재의 사고와 다르지 않다. 지금은 인간 스스로 원소를 만들어 사용하는 시대다. 세상이 없는 물질을 창조하는 인간이 스스로를 위대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자멸의 원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 그것은 마치 마블 영화에 등장하는 비브라늄과 같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가장 강력한 물질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지금의 현대 문명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올해는 과학책을 통해 나와 우리를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 |